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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뒤 얘기

남자의 자격으로 배워보는 발표의 기술


'
예능에서 감동을 찾는 것은 불가능할 줄 알았다.'
'김국진씨의 롤러코스터 강의는 가슴을 먹먹하게하는 감동이었다.'
'아이들에게 모처럼 권할 만한 예능 프로그램이 생겼다'

남자의 자격에서 나온 7 남자의 명강의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무척 뜨겁습니다.언론에서도 '레전드'급 명강의라며 호평일색입니다. 
아나운서라는, 말하는 것을 직업으로 살아온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냥 편하게 소파에 누워서 수동적으로 울고 웃을 수 만은 없었습니다. 도대체 언제 사람들이 웃고 언제 감동을 하는 지 한 수 배워보고 싶었습니다. 지금부터 그들의 발표, 프리젠테이션 기술을 하나하나 살펴보기로 할까요?^^

어떻게 입을 뗄까?  


생각보다 귀엽게 생겼죠?
- 김국진
자기 이름을 비오는 날 아주 처절하게 부르신 적이 있나요? - 국민할매 김태원
전 동문입니다. 여러분들은 재학중이죠? (네~) 전 제적중이예요 - 봉창 김성민
안녕하십니까 영화감독 이경규입니다. - 이경규
여러분, 왕비호라는 제 이름을 아세요? - 윤형빈 

유독 첫인사에 물음표가 많지요. 남자의 자격에서 나온 출연진들은 눈치채셨겠지만 청중에게 질문으로 프리젠테이션을 시작합니다. 사실 말하는 사람만 긴장을 하는 것이 아니지요. 듣는 사람 역시 긴장을 합니다. 그걸 깨는 것이 첫 인사, 첫 멘트이지요.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하면서 서로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것이지요. 거기에 유머까지 더해 웃음까지 터진다면 금상첨화겠지요. 100M달리기 해 보셨지요? 첫 스타트에서 시작된 힘이 그대로 결승선까지 이어지잖아요. 말하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시작을 잘 해 놓고 나면 부담을 벗어 자연스러워지게 되고 그러다 보면 때론 실력이상의 발표도 하게 되지요.

가까이 가까이 더 가까이♪♬  

이날 강사들의 움직임, 동선을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모두 조금이라도 객석에 다가서려 한다는 것이지요. 학교 다닐 때 가장 뒷 줄에 앉으면 왜 집중이 잘 안 되잖아요.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듣는 사람을 가까이 오라고 말할 상황이 아니라면 말하는 사람이 역으로 듣는 사람과 거리를 좁히는 방법은 훌륭한 프리젠테이션 기법입니다.



사실 이 날 출연진 중 가장 동선 활용을 잘했던 사람이자 못했던 사람은 이정진씨입니다. 강의 마지막에 객석에 내려간 순간 폭발적인 반응을 기억하시나요? 연예인이라는 점때문이기도 하지만 수업시간에 연단에만 있던 선생님이 여러분 앞으로 다가온 경험이 있으신가요? 갑작스럽게 교실에 정적이 흐르지요. 좀 더 선생님을 주목하게 되고요. 예측할 수 없는 순간 청중에게 다가감으로 '긴장과 주목'을 동시에 일으키는 방법도 좋은 발표법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요.

풍부한 예를 들라.  

좋은 발표자란 '구체적인 예를 많이 들라'는 사람이라는 얘기는 많이 들어보셨지요. 그런데 어떤 예를 들어야 할까요?
가장 좋은 예는 '내 이야기, my story'입니다. 김국진씨의 강의 주제는 '하늘은 그 사람이 이겨낼 수 있는 어려움을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찌보면 늘상 듣던 얘기다 보니 식상하지요. 그런데! 김국진씨의 개그맨으로 잘 나갔던 과거, 그 후 찾아온 5년간의 슬럼프, 그리고 다시 부활이라는 개인사적인 이야기가 들어가니 그 고리타분한 주제가 빛나고 설득력있어 보이지 않던가요?  다른 멤버들도 끊임없이 자신의 주변 얘기를 통해 풀어나가는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내 인생에 그런 극적인 얘기는 없다는 분들도 계시지요. 그렇지 않습니다. 누구는 자기 인생이 대하드라마라고 하는데 나는 왜 이리 평범할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늘 가족과 나눈 대화 속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다 마주친 풍경 속에서 이야깃거리를 찾아 낼 수 있습니다. 깊이 관찰하지 않기 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지요. 

비유, 인용의 연속 콤보  


'사람들은 몸이 감옥 안에 갇히는 것은 두려워하지만
자신의 생각이 스스로 세워놓은 감옥에 갇히는 것을 편안하게 생각해요.'
'무지개로 말하면 빨주노초파남보만 있다고 생각하잖아요. 사실은 적외선도 있고 자외선도 있는데.'

편협한 사고, 자기만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경계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이윤석씨는 다양한 비유를 듭니다. 쉴새없이 쏟아지는 비유와 인용문에 현기증이 날 정도이지요. ^^  유머에 자신이 없더라도 비유와 인용만 잘 들어도 비빔밥에 떨어뜨린 참기름 한방울처럼 발표를 감칠맛나게 해주기 마련입니다.


발표를 앞두고 있다면......   

혹시 프리젠테이션이나 발표, 강의를 앞두고 계신가요? 그럼 남자의 자격을 예로 드십시오. 서두의 시선을 잡고 싶으시다면 질문을 하세요.(중간에 하셔도 되고요^^) " 남자의 자격에 나온 김국진의 강의를 들어보셨나요?" , "김국진씨의 롤러코스터 인생이야기를 아시나요?" 새로운 시도를 하시는 게 익숙지 않고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갖으시겠지요^^ 김국진씨의 마지막 말을 인용하며 긴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아기가 걸으려면 이천번을 넘어져야한대요. 여러분들은 다 이천번 넘어지면서 일어난 사람들입니다.' 
그 어렵다는 걸음걸이도 해냈는데 발표 하나 못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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